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농심과 삼양이라는 두 식품 대기업의 라면 경쟁에 대해서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요즘 해외에서 라면이 엄청나게 팔린다고 하죠. 전세계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오징어 게임> 중에서 오일남이 라면을 먹는 이 장면 때문인데요. 사실 한국의 라면은 세계적으로 봐도 톱클래스입니다. 유독 두 브랜드가 그렇죠. 불닭볶음면과 신라면. 볶음면인 짜짜로니와 짜파게티, 신라면과 삼양라면. 눈치 채신 분 계시겠지만 농심과 삼양의 대결 구도입니다.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 수 없는 영원한 라이벌 이 두 기업이 70년대부터 라면으로 싸워댔으니까 벌써 50년이 넘도록 경쟁 중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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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시다시피 라면의 오리지널은 누가 뭐래도 삼양이었어요. 농심은 옛날에는 짝퉁 취급 받았고요. 우리는 수십 년간 라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는데요.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관심이 많은 감히 한국인의 구황작물이라 이야기할 만하죠. 오늘 제가 떠먹여 드릴 이야기는 라면 시장에서 죽도록 경쟁해왔던 이 두 기업의 은밀한 과거 악연과 필연, 삼양과 농심의 라면 전쟁입니다.
한국 라면의 역사 : 농심과 삼양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 목차
1. 삼양라면의 탄생
라면은 맛만 있는 게 아니라 비상식량이기도 하죠. 코로나19 비상 키트에도 찾아볼 수 있고 외환위기 때나 북한의 핵 도발로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을 때도 라면은 항상 사재기 리스트 1순위에 올라있어요. 이런 문화를 만든 게 바로 삼양식품입니다. 잘 나가는 보험회사 사장님이었던 이분 갑자기 사장직 때려 치우고 나와서 라면을 만듭니다.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먹고 이거다 라고 반했거든요. 당시 일본 인스턴트 라면 업계 2위였던 묘주 식품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게 됩니다. 기술 지원 무료 로열티 프리라는 어마어마한 조건으로요. 이렇게 1963년 사명 라면이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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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좋았지만 사람들이 라면이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 됐겠어요. 사람들이 이걸 보고 이건 실이야 옷감이야 그랬었대요.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라면의 흑역사죠. 아무튼 번화가 회사 공장 같은 데를 다니면서 무료 시식회도 열고 행사도 하고 이렇게 인지도를 쌓고 매출을 키워나갑니다. 그리고 당시 정부에서는 이 삼양식품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어요. 한국이 70년대까지는 쌀이 너무 부족했다 보니까 잡곡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자는 혼분식 장려 정책을 추진했는데요. 라면은 밀가루잖아요. 삼양식품이 라면 때문에 이 혼분식 장려 정책의 주축 기업으로 대접을 받았던 거죠.
2. 농심 라면의 추격
이렇게 사양이 한참 달리고 있을 그때 농심의 그림자가 스멀스멀 다가옵니다. 삼양 라면이 나온 지 2년 뒤에 롯데 공업 그러니까 지금의 농심이 라면 시장에 등장합니다. 근데 나오자마자 짝퉁 취급을 받았어요. 사람들에게 라면은 곧 삼양 라면이었고 소비자들만 외면한 게 아니라 도소매상들도 외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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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우리 롯데인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겠지만 적지 않게 당황했을 겁니다. 농심이 그나마 팔리기 시작한 건 1970년에 나왔던 롯데 짜장면과 소고기 라면 덕분이었어요. 이 소고기 라면이 되게 상징적인 게요 60년대까지 라면 육수의 베이스는 닭이었거든요. 일본 라면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닭고기보다는 소고기를 더 좋아했거든요. 한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소고기 육수 베이스의 스프를 만들어낸 겁니다. 그래서 나온 게 이름도 노골적인 소고기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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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바로 견제가 들어가야죠 같은 해에 삼양은 짜장면과 삼양 소고기면을 출시합니다. 이렇게 된 거 삼양 라면 스프도 소고기 육수 베이스로 바꿔버려요. 이렇게 농심이 소고기 라면을 출시하면서 우리나라의 라면 시장은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 시장과는 다른 길을 밟게 된 거죠.
3. 삼양 VS 농심 2라운드
이 롯데 공업은 라면도 꽤 팔았지만 71년 새우깡이 대박 나면서 현금이 두둑해집니다. 유통시장 안에서도 힘도 생겼고요 근데 그래봤자 시장 점유율 8 대 2. 당연히 삼양이 8이었죠. 그 정도로 삼양이 대단했던 겁니다. 이때부터 두 기업이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삼양식품은 라면 팔아 번 돈으로 다른 사업을 시작했어요. 새우깡의 성공을 보고 나서 스넥 생산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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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말고도 축산업 식용유업 고추장 된장 청량음료 사료 육가공 육가공업 심지어는 시리얼까지 만들었어요. 물론 이건 잘 안 팔려서 금방 적긴 했지만요 근데 농심은 새우깡 팔아 번 돈을 라면 개발에 쏟아붓습니다. 우선 라면 튀기는 기름에 변환을 줬어요. 당시 라면은 지금보다는 기름지다는 평가가 많았거든요 소 기름이 우지를 써서 면을 튀겼기 때문인데 당시 기술로는 우지로 튀긴 면을 잘못 보관하면 면이 산패되기 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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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이걸 해결하려고 우지를 팜유로 바꿨어요. 팜유가 당시에는 비싸긴 했지만 산패 문제도 해결하면서 유통기한도 더 길어지고 맛도 담백해지거든요. 1975년 이 팜유로 튀겨낸 농심 라면을 출시했는데 이게 대박이 납니다. 삼양에서도 바로 팜유로 튀긴 건강면을 내놨어요. 이름에서 보여지듯이 팜유는 곧 건강이라는 이미지를 줬죠. 당시에는 동물성보다 식물성 기름이 더 좋다는 인식도 한몫했고요
이 기름이 나중에 어마어마한 사건을 불러오는데 이건 뒤에 다시 설명하고요 어쨌든 농심이 조금씩 무슨 계시를 받듯이 신제품을 터뜨립니다.
4. 삼양라면 우지파동
승기가 농심으로 기울던 1989년 한국 식품업계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흑역사가 하나 터집니다. 검찰에 날아온 익명의 편지 라면을 공업용 우지로 만든다 당시 언론과 업계 검찰이 싹 다 뒤집어졌어요. 이 편집 때문에 검찰이 삼양식품, 오뚜기 같은 기업들을 싹 다 구속 입건했는데요. 이게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우지 파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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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1975년 농심 라면 성공 이후로 신제품에는 팜유를 썼거든요. 그리고 너구리부터 신라면까지 신제품이 전부 성공하면서 전부 팜유로 교체됐고요 삼양도 팜유를 사용하긴 했지만 삼양 라면만큼은 우지를 쓸 수밖에는 없었어요. 팬층이 너무 두터웠던 상품인데 갑자기 기름을 바꿔버리면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질 테니까요. 이 우지가 몸에 좋냐 나쁘냐를 검증하기 이전에 삼양의 주홍 글씨가 새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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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용 기름을 쓰는 나쁜 기업 임직원 1천여 명이 구조조정되고 미국에다 법인까지 세웠는데 이걸 철수하는 지경까지 왔어요. 그런데 라면을 전부 회수해서 검사해 봤더니 딱히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결국 긴 공방 끝에 3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요 하지만 이 신뢰도가 올라올 기미가 안 보입니다. 무죄를 받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거든요. 검찰이 거대 기업이었던 농심을 끌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벌인 사건이 아니냐는 음모론도 많았죠. 하지만 보시다시피 농심은 우지 파동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사냥을 앞지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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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우지 파동이 삼양이 하락세에 쐐기를 박았다. 뭐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겠네요. 만약에 이 사건이 없었다면 삼양이 농심을 다시 추월할 수 있었을까요.
5. 삼양의 반격 : 불닭볶음면
삼양이 상품 개발 능력으로 다시 인정받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 불닭 볶음면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이젠 누가 무슨 볶음면을 내놔도 이 불닭볶음면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죠. 농심이 최근 신라면 볶음면을 출시했습니다. 신라면 라인업 중 그래서 볶음면은 처음인데요. 농심 입장에서는 아마 도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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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삼양과 농심의 라면 경쟁에 관해서 포스팅해 봤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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