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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제조업을 통해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을까

by 리얼 2024. 3. 12.

 

오늘날 제조업에서 요구하는 노동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고부가가치 산업일수록 고용효과는 높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개발도상국이 제조업을 통해 고속 성장을 꾀하는 것은 중국이 마지막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베트남에 건전한 시장경제 정착과 강력한 도전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베트남은 민족자본을 육성해야 하는데 외부적 도전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베트남, 제조업을 통해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을까요? 목차

1. 경제 성장 중인 베트남의 상황

2. 투자자 입장에서 본 베트남의 매력

3. 베트남의 투자 중인 외국인 기업들

4.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관련된 약점들

 

베트남경제

 

1. 경제 성장 중인 베트남의 상황

 

베트남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나라의 발전 가능성에 낙관과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인구 9200만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입니다. 특히 10~24세 사이 인구가 총인구의 40%를 차지해 2040년까지 '황금세대'가 막 시작된 매력은 글로벌 기업들이 거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베트남 사람들은 근면 성실하고 학업에 대한 열정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초등학생에 입학도 하지 않는 만 6세 아이들이 새벽부터 영어를 배우기 위해 사설학원에 다니는 것은 물론 대학 진학을 위해 젊은이들이 낮에 공장을 다니면서 한 푼 두 푼 저축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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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지 공장의 휴대폰 수율이 한국의 90% 수준이지만 급여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닫고 지금은 약 15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인의 손끝과 근면함, 풍부한 노동력에 비해 2015년 기준 최저임금은 310만 동(155,000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풀베팅을 한 것입니다. 호치민 한식당에서는 삼성전자 관련 회사 직원과 건설 수주한 한국인 직원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2. 투자자 입장에서 본 베트남의 매력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섬유기업들도 베트남이 미국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체결을 앞두고 투자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TPP 원산지 규정상 베트남에서 단순한 최종 하청이 아니라 원사 생산을 포함한 수직계열화 공장을 잇따라 짓겠다는 겁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공장인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기려는 응답자 중 36%가 베트남으로 옮기고 싶다고 합니다. 응답자 중 44% 이상이 베트남은 거대한 내수시장, 낮은 운영비(29%), 충분한 노동력 공급(18%)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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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자원도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 인도에 이어 아시아 3대 산유국으로 수출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합니다. 천연가스나 희토류, 다양한 비철금속을 가지는 축복을 받은 나라입니다. 또한 베트남은 해안선의 총 길이가 3,260km로 어디서나 천연의 항구를 가지고 있으며 내륙 국가인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을 연결하여 동남아시아 물류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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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베트남의 장점으로 꼽는 것이 정부와 정치의 안정성입니다. 호치민의 한국 교포 중 한 명은 베트남이 한국 기업과 합작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감탄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부의 신뢰성이 가장 문제라는 점에서 베트남에서 사업은 믿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을 확고히 지배하는 공산당은 호찌민 사망 이후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당의 승인을 얻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일단 결정된 사항은 철저히 준수한다고 합니다. 종교에 있어서는 비신앙인이 73%를 차지하여 특정 종교에 의한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매우 작고 종교적인 갈등 요인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베트남의 투자 중인 외국인 기업들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한국을 포함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모이도록 이 나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카페베네, 크레쥬레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도 호치민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호치민 시내는 곳곳에 신축 건물을 싣고 있고 부동산 분양 광고가 신문을 뒤집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의 급성장을 주도한 허영택 행장은 기업대출과 함께 개인대출을 대폭 확대해 성공했다고 합니다. 서울 본사의 불안에 찬 혐의를 뿌리치고 가계대출을 본점도 아닌 현지 지점장 재량으로 과감히 확대했지만 NPL(부실여신)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해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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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베트남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발독재는 아니지만 정치적 안정성, 풍부한 자원, 인구 1억의 젊은 내수시장, 그리고 외국인 투자 활성화는 베트남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입니다. 게다가 강력한 국가로 인해 인근 캄보디아나 필리핀처럼 부패한 독점자본이 없다는 것도 건전한 시장경제 발전에 긍정적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4.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관련된 약점들

 

그러나 베트남은 급속한 시장경제 발전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민족자본이 열악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중국이 거대한 내수 시장과 국가 재정을 통해 알리바바, 바이두, 하이얼, 샤오미 등 글로벌 기업을 키워간 것과 비교해 베트남의 민족 자본은 미비합니다. 기껏해야 베드로베트남(PVN) 등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국영기업과 아시아상업은행(ACB), 통신사인 FPT 부동산 개발을 주도하는 핑그그룹에 불과합니다. 수출 주도의 글로벌 기업은 하나도 없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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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은 일종의 자본축척 과정입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누가 더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와 기업과 개인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그래서 성장에 필요한 자본 확보를 위해 한국 중국 등은 과감하게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였습니다. 일종의 경제 주권을 넘겨받아 일자리 창출과 기술을 받아들여 수십 년이 걸리는 자본 축척을 몇 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한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민족 자본 육성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은 금융을 통해 재벌을 제조업 투자에 내몰았고 중국은 대출 등 다양한 특혜 조치로 중국 기업을 육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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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트남은 이런 측면에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중국 시장의 매력이 완전히 진행된 것은 아니며 베트남을 대신해 이웃 인도가 '제조업 국가'를 목표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수용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과 인도 사이의 어중간한 중간 지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민족자본을 지원할 만한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좀 더 규제를 가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자본이 인도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은 정말 불운한 시기에 산업화를 추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프랑스와의 전쟁 승리 후 미국과 전쟁을 벌이지 않고 1970년대에 베트남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아마도 한국의 위상이 가장 위험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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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제조업에서 요구하는 노동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고부가가치 산업일수록 고용효과는 높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개발도상국이 제조업을 통해 고속 성장을 꾀하는 것은 중국이 마지막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강력한 공산당 정부를 가진 중국은 필요하다면 다시 저임금 중심의 제조업으로 복귀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의 출산 완화 정책은 중국의 이런 저력을 보여줍니다. 장기적으로 베트남에 건전한 시장경제 정착과 강력한 도전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베트남은 민족자본을 육성해야 하는데 외부적 도전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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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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